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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페스: 미로 같은 구시가지와 전통 수공예의 중심

by 오늘도 체크인 2025. 7. 20.

 모로코 북부에 자리한 페스(Fes)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슬람 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미로 같은 구시가지(메디나)를 품고 있는 신비로운 곳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페스 엘 발리(Fes el-Bali)는 수많은 골목길과 활기찬 시장, 그리고 전통 수공예 장인들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마치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유명한 슈아라 태너리(Chouara Tannery)의 다채로운 염색 풍경과 향긋한 가죽 냄새는 페스만의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저는 페스에 발을 들이는 순간마다 마치 고대 이슬람 문명의 깊은 역사와 동시에 이국적인 활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듯한 황홀경을 느낍니다. 이곳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관광을 넘어, 모로코의 깊이 있는 역사와 독특한 문화, 그리고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완벽한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

모르코 페스,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

1. 페스, 미로 같은 구시가지와 전통 수공예의 중심

 페스는 9세기 초 이드리스 왕조(Idrisid dynasty)에 의해 건설된 이래 모로코의 종교적, 문화적, 학문적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9세기 중반에 설립된 알 카라윈 대학교(University of Al-Karaouine)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로 기록되며, 페스의 학문적 위상을 높였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북아프리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을 잇는 중요한 무역 중심지로서 번성했으며, 다양한 문화와 문명이 교류하는 용광로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역사는 페스의 독특한 건축 양식과 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오늘날 페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페스 엘 발리(Fes el-Bali) 메디나를 중심으로 과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수천 개에 달하며, 이 길을 따라 수많은 상점, 공방, 모스크, 마드라사(이슬람 학교)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습니다. 페스는 특히 가죽, 도자기, 직물, 금속 공예 등 전통 수공예품으로 유명하며, 장인들의 작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활기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페스는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2. 페스 엘 발리: 살아있는 중세 도시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페스 엘 발리(Fes el-Bali)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잘 보존된 중세 메디나(구시가지) 중 하나로,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약 9,000개에 달하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외부인에게는 미로와 같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일상생활의 공간이자 수백 년 된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자동차가 다닐 수 없으며, 운반은 주로 당나귀나 손수레를 이용합니다.

  • 미로 같은 골목길: 수천 개의 좁은 골목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길을 잃기 쉽지만, 그만큼 예상치 못한 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거나, 구글 맵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바브 부즐루드 문(Bab Bou Jeloud Gate): 페스 엘 발리의 상징적인 입구 중 하나로, 푸른색과 녹색 타일로 장식된 아름다운 문입니다. 메디나 탐험의 시작점으로 삼기 좋습니다.
  • 수크(Souk): 메디나 곳곳에는 다양한 수크(시장)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죽 제품, 도자기, 향신료, 직물, 보석 등 다양한 전통 수공예품과 식료품을 판매하며, 활기 넘치는 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분수와 리아드(Riad): 골목길 곳곳에는 아름답게 장식된 분수들이 있으며, 전통 가옥을 개조한 리아드(모로코 전통 숙소)는 고즈넉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 알 카라윈 대학교(University of Al-Karaouine): 859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로, 현재는 모스크와 도서관으로 사용됩니다. 비무슬림은 내부 진입이 제한되지만, 문 밖에서 그 웅장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페스 엘 발리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살아있는 중세 이슬람 도시의 모습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3. 슈아라 태너리: 천년의 염색 기술과 가죽 공예

 페스의 가장 유명하고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는 바로 슈아라 태너리(Chouara Tannery)입니다.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죽을 염색하고 가공해 온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가죽 염색 공장 중 하나입니다. 독특한 냄새와 다채로운 염색 풍경은 페스만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태너리를 방문하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염색 통: 수많은 원형 염색 통들이 벌집처럼 늘어서 있으며, 각 통에는 천연 염료가 담겨 있어 다양한 색상의 가죽들이 염색되고 있습니다. 붉은색, 노란색, 녹색 등 선명한 색깔의 염색 통들이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 가죽 가공 과정: 염색된 가죽을 건조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전통적인 가공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장인들이 맨발로 염색 통에 들어가 가죽을 밟거나, 햇볕에 말리는 모습은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 냄새: 가죽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비둘기 배설물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소 강한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태너리 주변 상점에서는 냄새를 중화시키기 위해 민트 잎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 전망대: 태너리 주변의 가죽 상점 건물 옥상에 올라가면 태너리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거나 장인들의 작업을 관찰하기 좋습니다.

 슈아라 태너리 외에도 페스는 다양한 전통 수공예품으로 유명합니다.

  • 도자기: 푸른색과 흰색이 특징인 페스 도자기는 아름다운 문양과 섬세한 세공이 돋보입니다.
  • 직물: 전통적인 직조 방식으로 만든 카펫, 스카프, 의류 등 다양한 직물 제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금속 공예: 구리, 황동 등으로 만든 램프, 쟁반, 장식품 등 화려한 금속 공예품도 페스의 자랑입니다.

 페스에서 전통 수공예품을 구경하고, 장인들의 작업 과정을 직접 보며 모로코의 예술적 감각을 느껴보세요.

4.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와 알 아타린 마드라사: 이슬람 건축의 정수

 페스에는 이슬람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였던 아름다운 마드라사(Madrasa, 이슬람 학교)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Bou Inania Madrasa)알 아타린 마드라사(Al-Attarine Madrasa)는 이슬람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 14세기에 건설된 이 마드라사는 페스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이슬람 학교 중 하나입니다. 정교한 나무 조각, 스투코(Stucco) 장식, 화려한 타일(젤리지, Zellij) 작업, 그리고 대리석 기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슬람 건축 예술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중앙 안뜰과 기도실, 그리고 학생들의 기숙 공간을 둘러보며 과거 학문 연구의 중심지였던 이곳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 알 아타린 마드라사: 14세기에 건설된 또 다른 아름다운 마드라사로, 향신료 시장 근처에 위치하여 '향신료 상인들의 마드라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욱 섬세하고 정교한 장식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안뜰의 벽면과 기둥에 새겨진 복잡한 기하학적 문양과 아랍어 서체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이러한 마드라사들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모로코의 깊은 이슬람 문화와 예술적 유산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5. 페스의 미식: 모로코 전통 요리의 향연

 페스는 모로코의 미식 중심지 중 하나로, 풍부하고 향긋한 모로코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다양한 향신료와 신선한 재료를 활용한 요리들은 방문객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 타진(Tagine): 모로코의 대표적인 국민 음식으로, 원뿔형 뚜껑이 있는 흙냄비(타진)에 고기(닭고기, 양고기, 소고기), 채소, 향신료를 넣고 천천히 쪄낸 스튜입니다. 부드러운 고기와 채소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 쿠스쿠스(Couscous): 밀가루를 쪄서 만든 작은 알갱이인 쿠스쿠스는 모로코의 주식 중 하나입니다. 보통 금요일에 즐겨 먹으며, 고기, 채소, 병아리콩 등을 곁들여 먹습니다.
  • 하리라(Harira): 토마토, 렌틸콩, 병아리콩, 고기 등을 넣어 만든 모로코 전통 수프입니다. 특히 라마단 기간에 즐겨 먹습니다.
  • 민트 차(Mint Tea): 모로코의 '환영 음료'이자 국민 음료입니다. 달콤하고 향긋한 민트 차는 모로코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식사 후나 휴식 시간에 꼭 맛보세요.
  • 파스티야(Pastilla): 얇은 페이스트리 반죽 안에 닭고기(또는 비둘기 고기), 아몬드, 계란, 향신료 등을 넣고 구운 파이입니다. 달콤하고 짭짤한 맛이 특징입니다.
  • 길거리 음식: 페스 엘 발리의 골목길과 시장에서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신선한 과일 주스, 튀김, 꼬치구이 등이 인기가 많습니다.

 페스의 미식은 모로코 문화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활기찬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구경하고, 전통 레스토랑에서 모로코의 맛을 경험해 보세요.

6. 페스 여행, 실용적인 팁

 페스를 더욱 즐겁고 편안하게 여행하기 위한 몇 가지 실용적인 팁을 드립니다.

  • 교통: 페스 사이스 공항(Fes–Saïs Airport, FEZ)은 유럽 주요 도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페스 엘 발리 메디나 내부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므로,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 메디나 외부에서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 최적의 방문 시기: 페스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봄(3월~5월)과 가을(9월~11월)입니다. 이 시기에는 날씨가 온화하고 쾌적하여 메디나를 탐험하기 좋습니다. 여름(6월~8월)은 매우 덥고 건조하며, 겨울(12월~2월)은 비교적 온화하지만 비가 올 수 있습니다.
  • 현지 가이드 고용: 페스 엘 발리의 골목길은 매우 복잡하여 길을 잃기 쉽습니다. 특히 처음 방문하는 경우, 현지 가이드를 고용하여 주요 명소를 효율적으로 둘러보고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 흥정: 시장(수크)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는 흥정이 필수입니다. 처음 부르는 가격의 절반 이하부터 시작하여 적절한 가격에 합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복장: 모로코는 이슬람 국가이므로, 현지 문화를 존중하여 노출이 심한 옷보다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환전: 모로코의 화폐는 모로코 디르함(MAD)입니다. 공항이나 시내 환전소에서 환전할 수 있으며, 소액의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 냄새 대비: 슈아라 태너리 방문 시에는 가죽 냄새가 강할 수 있으니, 민트 잎을 준비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안전: 페스는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밤늦게 혼자 다니는 것을 피하고 소매치기에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메디나 내부에서는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접근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페스는 미로 같은 구시가지와 천년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특별한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당신만의 잊지 못할 모로코 여행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