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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라나시: 힌두교의 성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by 오늘도 체크인 2025. 8. 2.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자리한 바라나시(Varanasi)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자, 힌두교의 7대 성지 중 으뜸으로 꼽히는 영적인 도시입니다. 신성한 갠지스 강(Ganges River)을 따라 펼쳐진 수많은 가트(Ghat)에서는 삶과 죽음, 그리고 영혼의 정화가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독특하고 경건한 풍경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새벽의 일출 의식부터 저녁의 강가 아르띠(Ganga Aarti)까지, 바라나시는 방문객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깊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관광을 넘어, 인도의 깊은 영성과 독특한 문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완벽한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

인도, 바라나시 갠지스 강

1. 바라나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힌두교의 성지

 바라나시는 기원전 11세기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전해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입니다. 힌두교에서는 바라나시를 '카시(Kashi)'라고 부르며, 시바 신이 거주하는 성스러운 도시이자, 이곳에서 죽으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 때문에 인도 전역에서 수많은 순례자들이 삶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바라나시를 찾아옵니다. 바라나시는 힌두교뿐만 아니라 불교와 자이나교의 중요한 성지이기도 합니다. 부처님은 이곳 근처 사르나트에서 첫 설법을 하셨고, 자이나교의 23대 티르탕카라(성인)인 파르슈바나타가 이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오늘날 바라나시는 영적인 의식과 일상생활이 뒤섞여 있는 독특한 도시입니다. 갠지스 강변의 가트에서는 목욕 의식, 빨래, 화장(火葬) 의식 등이 매일같이 펼쳐지며, 이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라나시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좁고 복잡한 올드 시티의 골목길에는 수많은 사원과 상점, 그리고 현지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어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바라나시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인도의 영혼과 철학을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살아있는 성지입니다.

2. 갠지스 강과 가트: 영혼의 정화와 삶의 순환

 바라나시의 모든 것은 갠지스 강(Ganges River, 힌두교에서는 '강가'라고 부름)과 그 강변에 늘어선 가트(Ghat)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갠지스 강은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신성한 강으로, 이곳에서 목욕을 하면 모든 죄가 씻겨지고 영혼이 정화된다고 믿습니다. 강변에는 80여 개의 가트가 늘어서 있으며, 각 가트마다 고유한 역사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 다샤스와메드 가트(Dashashwamedh Ghat): 바라나시에서 가장 크고 활기찬 가트입니다. 매일 저녁 해가 질 무렵에는 강가 아르띠(Ganga Aarti)라는 불의 의식이 성대하게 펼쳐집니다. 브라만 사제들이 횃불과 향을 들고 갠지스 강에 바치는 힌두교 의식으로, 웅장한 음악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 소리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룹니다. 보트 위에서 강가 아르띠를 감상하는 것은 바라나시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 마니카르니카 가트(Manikarnika Ghat): 바라나시에서 가장 중요한 화장터 가트입니다. 이곳에서는 24시간 내내 화장 의식이 진행되며, 힌두교도들은 이곳에서 죽어 화장되면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삶과 죽음이 가장 극명하게 공존하는 장소로, 경건한 마음으로 관람해야 합니다. 사진 촬영은 금지됩니다.
  • 새벽 보트 투어: 해 뜨기 전 새벽에 갠지스 강 보트 투어를 하는 것은 바라나시의 영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강 위에서 바라보는 가트의 풍경은 신비롭고 고요하며, 순례자들이 새벽 목욕을 하는 모습, 요가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갠지스 강과 가트는 바라나시의 영혼이자, 힌두교의 삶과 죽음, 그리고 순환의 철학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3. 올드 시티와 골목길: 신비로운 미로 속 탐험

 바라나시의 올드 시티(Old City)는 갠지스 강변을 따라 형성된 좁고 복잡한 골목길(갈리, Gali)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여 도보로만 탐험할 수 있으며, 마치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골목길 속에서 바라나시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소, 염소, 개 등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향신료 냄새와 사원의 종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뒤섞여 오감을 자극합니다.

  • 카시 비슈와나트 사원(Kashi Vishwanath Temple): 시바 신을 모시는 힌두교의 가장 중요한 사원 중 하나입니다. 황금 돔이 인상적이며, 수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 시바 신에게 기도를 올립니다. (힌두교도만 내부 입장 가능하며, 보안이 매우 엄격합니다.)
  • 더시(Dhobi) 가트: 갠지스 강변의 또 다른 가트로, 빨래꾼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빨래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길거리 상점과 수공예품: 올드 시티의 골목길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바라나시 실크, 사리, 향신료, 수공예품, 보석 등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의 일상생활과 상업 활동이 어우러져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 라씨(Lassi) 가게: 바라나시의 명물인 라씨를 파는 작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과일과 토핑을 얹은 달콤하고 시원한 라씨를 맛보며 여행의 피로를 풀어보세요.

 올드 시티의 골목길은 바라나시의 진정한 모습을 경험하고, 인도 현지인들의 삶에 깊이 스며들 수 있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4. 사르나트: 불교의 성지이자 평화의 공간

 바라나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사르나트(Sarnath)는 불교의 4대 성지 중 하나이자,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곳은 고타마 싯다르타(부처님)가 깨달음을 얻은 후 다섯 비구에게 첫 설법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불교의 '법륜(法輪)을 굴리다'는 의미를 지니며, 불교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 다메크 스투파(Dhamek Stupa): 사르나트의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로, 부처님이 첫 설법을 하신 자리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스투파(불탑)입니다. 웅장한 규모와 함께 섬세한 조각들이 인상적입니다.
  • 물라간다쿠티 비하라(Mulagandhakuti Vihara): 현대에 지어진 아름다운 불교 사원으로, 내부에는 부처님의 생애를 묘사한 프레스코화가 있습니다.
  • 사르나트 고고학 박물관(Sarnath Archeological Museum): 아쇼카 왕의 사자상(Lion Capital of Ashoka) 원본을 비롯하여 사르나트에서 발굴된 불교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인도 국장 문양의 원본이 이곳에 있습니다.)
  • 다양한 불교 사원: 사르나트에는 태국, 미얀마, 티베트,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지은 불교 사원들이 있어 각국의 불교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르나트는 바라나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불교의 역사와 정신을 느껴볼 수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5. 바라나시의 미식: 인도 전통의 맛

 바라나시는 힌두교 성지인 만큼,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 육류와 술을 판매하지 않는 순수 채식(Vegetarian) 도시입니다. 하지만 신선한 재료와 풍부한 향신료를 사용한 다양한 인도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 라씨(Lassi): 바라나시의 대표적인 음료이자 명물입니다. 요거트를 베이스로 하여 다양한 과일(바나나, 망고 등)과 토핑(견과류, 초콜릿 등)을 얹어 만듭니다. 달콤하고 시원하며, 더운 날씨에 갈증을 해소하기 좋습니다.
  • 차이(Chai): 인도식 밀크티로, 길거리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설탕과 향신료를 넣어 달콤하고 향긋한 맛이 특징입니다.
  • 알루 티키(Aloo Tikki): 으깬 감자에 향신료를 넣어 튀긴 인도식 감자전입니다.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 먹습니다.
  • 차트(Chat): 인도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다양한 재료(튀긴 반죽, 감자, 콩, 요거트, 소스 등)를 섞어 만든 매콤새콤한 음식입니다.
  • 탈리(Thali): 여러 가지 반찬(커리, 달, 채소 볶음 등)과 밥, 난(또는 로띠)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인도식 백반입니다. 다양한 인도 요리를 한 번에 맛볼 수 있습니다.
  • 파니르(Paneer) 요리: 인도의 대표적인 치즈인 파니르를 넣은 다양한 커리 요리(예: 팔락 파니르, 마타르 파니르)를 맛볼 수 있습니다.
  • 스위트(Sweets): 인도에는 다양한 종류의 달콤한 디저트가 있습니다. 굴랍 자문(Gulab Jamun), 잘레비(Jalebi) 등을 맛보며 달콤한 인도의 맛을 느껴보세요.

 바라나시의 미식은 인도의 풍미와 함께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특히 길거리 음식은 현지 문화를 경험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6. 바라나시 여행, 실용적인 팁

 바라나시를 더욱 즐겁고 편안하게 여행하기 위한 몇 가지 실용적인 팁을 드립니다.

  • 교통: 바라나시에는 바라나시 국제공항(VNS)이 있어 인도 주요 도시와 연결됩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나 오토릭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바라나시 중앙역(Varanasi Junction)은 인도 전역에서 기차로 접근 가능합니다. 시내에서는 오토릭샤, 사이클 릭샤, 도보가 주요 이동 수단입니다. 올드 시티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어 있어 대부분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
  • 최적의 방문 시기: 바라나시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건기인 10월부터 3월까지입니다. 이 시기에는 날씨가 비교적 시원하고 건조하여 야외 활동하기 좋습니다. 여름(4월~6월)은 매우 덥고 습하며, 우기(7월~9월)에는 비가 많이 오고 갠지스 강 수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 복장: 바라나시는 종교적인 도시이므로, 노출이 심한 옷보다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원 방문 시에는 신발을 벗어야 합니다.
  • 갠지스 강 보트 투어: 새벽 일출 보트 투어와 저녁 강가 아르띠 보트 투어는 필수 경험입니다. 미리 흥정하여 가격을 정하고 이용하세요.
  • 문화적 존중: 화장터 가트 방문 시에는 사진 촬영을 삼가고, 경건한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현지인들의 종교적 의식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위생: 인도 여행 시에는 위생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생수는 반드시 사서 마시고, 길거리 음식은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흥정: 오토릭샤나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는 흥정이 필수입니다.

 바라나시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영적인 도시이자, 인도의 깊은 영혼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당신만의 잊지 못할 인도 여행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