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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심장부에 위치한 쿠바(Cuba)의 수도, 아바나(La Habana)는 단순한 도시를 넘어선, 마치 살아있는 역사의 한 페이지 같습니다. 사회주의 혁명 이후 미국의 경제 봉쇄로 인해 개발이 멈춘 이곳은, 낡았지만 퇴색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빛깔의 클래식카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건물들의 베란다마다 펄럭이는 빨래가 삶의 활기를 더합니다. 거리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경쾌한 살사 리듬은 아바나를 다른 어떤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장소로 만듭니다. 빈티지한 아름다움과 쿠바인들의 뜨거운 열정이 공존하는 이 도시는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1. 시간의 정지, 낡았지만 아름다운 도시
아바나의 첫인상은 '오래된 아름다움'입니다. 화려했던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들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늘어서 있고, 그 사이를 질주하는 1950년대 미국산 자동차들은 마치 살아있는 박물관 같습니다. 이 올드카들은 단순히 교통수단이 아니라, 아바나의 상징이자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낡은 건물과 올드카가 어우러진 풍경은 여행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며,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소박함이 공존하는 아바나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2. 아바나의 심장, 올드 아바나(Habana Vieja)
올드 아바나(Habana Vieja)는 도시의 영혼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바로크 양식과 신고전주의 양식 건축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광장들은 올드 아바나의 중심지 역할을 합니다.
- 대성당 광장(Plaza de la Catedral): 아바나 대성당을 중심으로 한 이 광장은 바로크 건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주변의 노천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쿠바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아바나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으로,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곳은 쿠바 혁명 이전에는 시민들의 모임 장소였고, 지금은 헌책방과 예술가들이 모이는 활기찬 공간입니다.
- 플라사 비에하(Plaza Vieja): '오래된 광장'이라는 뜻의 이 광장은 과거 시민들의 축제와 투우 경기가 열렸던 곳입니다. 현재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갤러리, 분위기 좋은 카페, 그리고 맥주 양조장 등이 자리 잡고 있어 활기 넘치는 문화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 플라사 데 산 프란시스코 데 아시스(Plaza de San Francisco de Asís): 항구와 가까운 이 광장은 아바나의 무역 중심지였던 곳입니다. 광장 중앙에는 아름다운 '사자의 분수'가 있고,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산 프란시스코 데 아시스 성당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 헤밍웨이의 흔적: 올드 아바나에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장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특히 '모히또'의 탄생지인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La Bodeguita del Medio)와 '다이키리'를 즐겨 마셨던 엘 플로리디타(El Floridita)는 전 세계 여행객들로 항상 붐비는 명소입니다.
3. 아바나의 현대적인 심장, 베다도(Vedado)
올드 아바나가 과거의 모습을 대변한다면, 베다도(Vedado) 지구는 아바나의 또 다른 얼굴인 현대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20세기 초에 개발된 이 지역은 넓은 가로수길과 고층 호텔, 그리고 호화로운 저택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혁명 광장(Plaza de la Revolución): 아바나의 정치적 중심지인 이곳은 쿠바 혁명 당시 피델 카스트로가 연설했던 장소로 유명합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독립 영웅 호세 마르티의 기념탑이 우뚝 서 있고, 내무부 건물에는 체 게바라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조각상이 걸려 있어 쿠바 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코펠리아(Coppelia): 베다도 지구에 위치한 코펠리아는 쿠바 최대의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어 현지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명소입니다. 긴 줄을 서야 하지만, 쿠바인들의 일상과 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4. 아바나의 낭만, 말레꼰(Malecón) 방파제
말레꼰(Malecón)은 아바나의 해안선을 따라 약 8km에 걸쳐 뻗어 있는 방파제입니다. 이곳은 아바나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공간으로, 낮에는 낚시를 즐기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밤에는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들과 모여 노래를 부르는 등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석양이 지는 시간에 말레꼰에 앉아 카리브해를 바라보는 경험은 아바나 여행의 백미입니다.
5. 쿠바의 혼, 살사(Salsa)와 음악
음악은 쿠바인들의 삶 자체입니다. 아바나의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에서나 흥겨운 라틴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살사(Salsa)는 쿠바를 대표하는 음악이자 춤으로, 즉흥적이면서도 열정적인 리듬이 특징입니다. 밤이 되면 바와 클럽에서는 살사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로 가득 차며, 여행객들도 어렵지 않게 그들의 리듬에 동화될 수 있습니다. 쿠바 음악의 본고장인 카사 데 라 무시카(Casa de la Música)에서는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며 살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6. 쿠바의 맛, 아바나의 미식 여행
쿠바 요리는 스페인, 아프리카, 카리브해 지역의 영향을 받아 다채롭고 풍부한 맛을 자랑합니다.
- 로파 비에하(Ropa Vieja): '낡은 옷'이라는 뜻의 로파 비에하는 푹 삶은 소고기를 잘게 찢어 토마토, 양파, 피망 등과 함께 볶아낸 쿠바의 대표 요리입니다. 부드러운 고기와 풍부한 채소의 맛이 일품입니다.
- 모로스 이 크리스티아노스(Moros y Cristianos): '무어인과 기독교인'이라는 뜻의 이 음식은 쌀밥과 검은콩을 함께 지은 것으로, 로파 비에하와 함께 쿠바 식탁에 빠질 수 없는 메뉴입니다.
- 플라타노 프리토(Plátano Frito): 잘 익은 플랜테인 바나나를 튀긴 것으로, 쿠바 음식에 곁들여 먹는 인기 있는 사이드 메뉴입니다. 달콤하고 짭짤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7. 쿠바의 상징, 시가와 럼
쿠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가(cigar)와 럼(rum)의 생산지입니다.
- 시가: 쿠바 시가는 최상의 품질로 알려져 있으며, 수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시가 공장 투어를 통해 시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으며,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시가에 대한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럼: 사탕수수로 만든 증류주인 럼은 쿠바의 국민 주류입니다. 특히 하바나 클럽(Havana Club)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쿠바 럼 브랜드입니다. 헤밍웨이가 즐겨 마시던 다이키리나 모히또 같은 칵테일을 마시며 쿠바의 뜨거운 밤을 즐겨보세요.
8. 아바나 여행 팁: 환전과 숙소
쿠바 여행은 다른 국가와는 다른 독특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 환전: 과거에는 쿠바 페소(CUP)와 여행객용 쿠바 컨버터블 페소(CUC)가 있었지만, 현재는 CUP로 단일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달러나 유로와 같은 외화가 통용되는 곳이 많으므로, 소액의 현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 숙소: 호텔보다 쿠바인의 일반 가정집에서 머무는 것을 의미하는 카사 파르티쿨라르(Casa Particular)는 현지 문화를 체험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렴하고 친절하며, 집주인이 제공하는 맛있는 가정식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쿠바는 다른 나라와 달리 인터넷 환경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공원이나 호텔, 일부 카페에서 와이파이(Wi-Fi)를 사용할 수 있지만, 미리 와이파이 카드(NAUTA)를 구입해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